생일 시즌엔 늘 안 좋은 일이 생겼고, 그걸 의식하거나 의미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요 몇 년. 이번에는 뭔가 참던 게 터졌는지 울기도 많이 울었다. 아마도 생일 선물로 생리가 거하게 터져서 호르몬의 농락이었을 것으로 추정. 날씨 탓도 있고. 이래저래. 많이 가라앉았지만 기어 올라가기. 영차영차.
생일마다 어떻게든 꽃다발을 주려는 무해가 귀엽다. 오늘은 예약 시간에 오류가 나서 두 번이나 실패했다가 더위 뚫고 가서 마침내 안아들고 온 다발. 예쁘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도 올해도 행복합니다.
물론 황당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 인생도 여전하다. 붐비던 공중화장실 옆칸에서 들리는 어우 씨 뭐야 소리와 함께 내 발밑에 나타난 정말 뭐야 넌. 놀라서 화장실 밖으로 나갔더니 토하는 중인 옆칸 막힌 변기와, 화장실을 기다리던 수많은 인파가 사라진 텅 빈 화장실 안... 왜 나만 두고 가요 다들.
다사다난한 5월이었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일들도 있고, 이제 시작하려는 일들도 있고. 어쨌듬 많은 변화가 있는 달이다. 버텨!
정유정 작가의 책은 읽은 후가 왜 매번 이리 고통스러운지. 글을 너무 잘쓰셔서 그런 것이겠지요🥲 희망도 뭣도 없는 허망함에 허우적대는 중... (방금 막 28을 다 읽은 자의 괴로움입니다.)
대형 프로젝트 어쩌구.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것을 하기 위한 첫발을 드디어 오늘 내디뎠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내년에는 꼭. 그땐 가장 먼저 여기에 자랑하러 와야지.
사람이 살면서 어느 정도의 낭만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이 말을 무해가 끄덕끄덕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게 참 큰 행복이다. 아빠, 내가 사람을 하나 만들었어 사람을. 애가 책 읽는 걸 재밌어하고, 머리가 복잡할 때 책을 읽으면 좋은 것 같아. 라는 말을 한다니까? 이게 얼마나 내 인생에 우리 인생에 큰 사건이냐면, 처음 무해를 만날 때 내가 가진 낭만을 버리고 내려두고 시작하자고 아주 큰 다짐을 했었기 때문에. 그런데 요즘 그거 다 주섬주섬 주워 담는 중. 낭만을 안고 살 수 있게 됐다.
여전히 나는 가장 멍청한 어른이었던 그날의 나를 떠올리며 살고 있지만, 그 멍청함이 친구에게 폐가 아니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내가 무지했던 틀림을 조심스럽게 가르쳐 주던 친구도, 다시 만났을 때 꺼낸 말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던 말도. 전부 다 고맙고 귀하다. 오늘도 날이 좋길래. 문득 생각이 나서.
인생 첫 조문을 하고 왔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것도 못했다. 상주나 가족과 인사 전에 무조건 고인께 인사를 드리는 거라는 것도 나중에 친구 남편(얘도 친구임)이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왜냐면 내가 가자마자 친구를 안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멍청하게 절도 못하고 손이 떨리고 경황도 없고 헌화만 하고 멍하니 서서. 인사도 까먹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어른이 되어버렸다. 아빠 생전에 좀 배워둘 걸 생각하다가도 아빠 장례도 못 치뤄놓고 무슨 소린가 싶고... 친구는 안 우는데 내가 계속 울었다 바보짓만 하고 왔네.
급 주말에 출근하게 된 무해를 먼저 출근 시키고 나도 곧 있을 수업 준비를 해서 출근해야지. 이따 만나서 같이 도서관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을 거다.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좀 시무룩이었는데, 새벽에 내린 비는 그쳤고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맑고 바람도 선선해서 기분이 깨끗하게 좋은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이런 게 행복이지 뭐!
나 진짜 이러고 살아도 되는 건가 시기가 또 왔어. 하면, 그 생각은 이제 안 해도 되니까 칠이는 칠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면 돼. 라고 하는 무해 붙들고 살기... 그래 버텨. 버티자. 또 버텨내. 이겨내!
세상이 너무 무서워져서 불쾌함을 드러낼 때조차 공포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숨 막힌다. 주차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담배 연기를 들이 마셔서 기침을 하거나 할 때도 눈치 보는 게 말이 되나. 잘못은 걔가 했는데 왜 내가 칼 맞을까 봐 무서워하며 살아야 하는데.
사실 요즘 뭘 해도 생각대로 안 되고, 내가 정말 이러고 살아도 되나? 의 시기가 다시 찾아왔기 때문에 뇌에 힘 꽉 주는 게 겨우다. 결국 오늘은 악몽을 시리즈로 꿔서 새벽에 엉엉 울었단다. (기억에 없음)
넓은 카페 안. 내가 앉은 곳 천장만 불이 꺼졌다. 왜죠... 다들 밝은데 나만 어둠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두리번두리번. 모두가 나를 쳐다본다. 어둠 속에 홀로 앉아있는 나를. 어우... 쑥스럽네. 오늘따라 카페에 사람이 왜 이렇게 많담.
행복이라는 게 별거 없다. 웃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별거 없다. 땅 파고 막막하고 갑갑한 날이 있으면 이렇게 작은 일로도 행복하고 웃고 하는 날도 있는 거지. 오늘 같은 날이 있을 걸 알기에 버티는 거고, 오늘 같은 날의 기억을 힘으로 또 살아가는 거니까. 올해도 반이 잘려나간다. 나머지 반은 오늘 같은 날이 조금 더 많으면 좋겠어.
울어서 해결되는 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울고 나면 좀 해결되는 편. 마음이라도 털어지니까 이것도 일종의 해결이지. 그 힘으로 다음 날에 뭘 해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대청소를 했다. 기분이 말끔해. 쾌적!
나는 가라앉아도 혼자 잘 기어올라오는 편이긴 하다. 어릴 때부터 혼자 버티는 게 익숙했어서. 그런데 요즘 그게 더디다. 근래에 우는 횟수가 늘었고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횟수 역시 늘었다. 그래서 마음 다잡기. 이것들도 또 지나갈 거다. 나는 다시 괜찮아지겠지. 괜찮다. 내가 하루하루 버리고 있어도 괜찮다. 사는 것에 큰 의미가 없어도 괜찮다. 살아만 있다면 뭐든 할 테니 괜찮다. 좀 울면 어때. 좀 느리면 어때.
세탁기에 들어갔던 한 쌍의 양말이 나올 땐 혼자가 되어 나오는 것이 우리 집의 일만이 아니었던 거다. 그럼 어딘가에서 여러분 댁의 양말과 저희 집의 양말이 만나서 놀고 있을 수도 있겠어요! 양말의 섬 같은 게 있는가 봐.
사람들이 사는 집에는 분명히 자잘한 물건들이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미지의 문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머리끈 실핀 고무줄 그 외 잡다한 어쩌구...
사람들이 사는 집에는 분명히 자잘한 물건들이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미지의 문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머리끈 실핀 고무줄 그 외 잡다한 어쩌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