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슬 Hansel

@hihansel.bsky.social

스코틀랜드에서 고양이 둘과 개발하고 집을 고치고 사진을 찍습니다. www.hanseul.com

스코틀랜드의 가을. 남의 농장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 붉은 솔개가 높은 음을 지르며 날아다니던 축축한 땅. 앞에 가고싶은 길이 있음에도 돌아가야 하는 발이 아쉬울 뿐. 올해도 별로 걷지 못했는데 이제 바람은 더 세고, 더 춥고, 더 축축한 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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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벨 사과. 내가 먹은 건 신맛이 거의 없는 데 다른 후기를 보니 보통 신맛인가? 익은 정도에 따라 다르겠거니… 그래니스미스를 즐겨먹는 나에겐 달콤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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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감이 없지 않나 싶지만 9월부터 여기저기 보이는 성탄절 상품들로부터 “무슨 벌써…아직 할로윈도 지나지 않았어 뭔 유난이야”를 거듭하다 보면 마음은 쉽게 단련된다. 그리고 혹독한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더 즐거운 것 같기도 하다. 아 겨울은 어떤 계절인가.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비바람에 홀딱 젖은 몸 벌벌 떨며 따뜻한 기운 하나 없는 집에 돌아와 난로를 켜고 고양이의 온기를 뺏으며 담요를 휘감고 따뜻한 차, 아니 적포도주, 그러다 위스키까지 레몬 생강에 데워 마시고는 없던 걱정까지 만들어내는 계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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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래기 새끼들 많이 컸네. 비도 안 오는데 나는 정원 치울 생각도 안 하고 있어 현관 앞이 새똥으로 가득. 그래도 요즘 새들이 방문을 많이해서 기쁘다.

#오늘의에든버러 회사동료와 얘기를 나누니 많이 쑤신다. 일 따위에는 의미를 갖고싶지 않았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보다 시긴이 더 많이 남은 경력자의 이야기를 내 그 때와 맞춰보자면 아무래도 나는 한 창 덜 자란 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깔깔대며 엠-나는 희망이 없다는 얘기를 하며 자리를 떴다. 나이가 들 수록 이렇게 과거가 좋아지는건가싶지만. 그래도 늘 현재가 과거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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