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lotusid.bsky.social

Writer. Journalist. Movie & Pop Culture.

오늘은 익사이팅존에서 엘지 경기. 1회에 송승기가 위기를 넘기고, 바로 2회에 이주헌이 적시타를 쳐서 리드. 잘 했다. 즐겁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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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욱 감독 RIP. 허감독을 만난 게 너댓번이었나. 제대로 이야기를 한 건 두어번이고, 스치며 잠깐 말을 나누었다. 김민섭 작가와 약속을 했는데, 숭문고등학교 후배라며 같이 왔다. 학연, 지연 중요하지 않게 여기지만, 워낙 사소한 학교라 사회생활 하면서 동기는 물론 동문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숭문의 추억은 참 좋았던지라, 즐거운 만남이었다. 김민섭 작가의 부고글을 보니, 허감독은 그 시절 친구가 많지 않았단다. 나도 죽으면 장례식장에 올 초중고 친구는 아마 하나도 없다. 아쉽다. 나도 많이 낯을 가리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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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지기 선배를 만나 간만에 술을 마셨다. 고개를 드니 TV 화면에 <첨밀밀>을 방영하고 있었다. 그 시절 장만옥과 여명. 미키마우스 문신. 1986년, 1995년. 지나고 나니,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선배도 나도 추억에 젖어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나니, 좋았네. 무엇인가의 전성기를 경험한디는 것은 참 좋았고, 즐거운 일이었다. 술 마신 김에 떠올리니 홍콩 영화의 전성기도, 학생운동의 피크였던 87년의 격동도,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였던 90년대 후반부터의 시간도.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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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월드> 이치호 미치 ‘스몰 월드’에서 살아간다. 내가 뭔 짓을 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고, 혼신을 다해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작은 삶 어디에나 ‘격동’이 있다. 이치호 미치는 섣부르게 선의나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뒤엉키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스몰 월드‘를 굳건하게 지키고, 손을 잡거나 지켜본다. 당신들의 세계처럼 거대하고 멋지지 않겠지만, ’하찮게 승리를 장식’하며 살아간다. 잔잔하게 마음에 들어오는 단편집이었다. 마왕의 귀환, 피크닉, 사랑의 적량, 장례식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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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케인 파슨스, A24. 도시괴담을 시원으로, 케인 파슨스가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올려 엄청 화제가 되었고, 마침내 영화 연출까지 맡아 대성공을 거둔 영화. 일본의 <8번 출구>와 비슷한 점도 있는데, 그건 원작을 벗어나지 않고 오히려 식상한 결말로 확장하는 바람에 재미가 없었다. <백룸>은 유튜브 영상을 기초로, 정교하게 기억이 쌓이고 뒤틀리고 확장되는 '공간'을 잘 그려낸다. 단순한 죄책감이나 후회의 발현이 아니라, 공간 자체의 '생명력'을 보여준달까.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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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가 8연패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런다고 반등할 것 같지는 않고. 올해는 3위 하면 아주 잘하는 것일 듯. 큰 기대는 없다. 문정빈, 송찬의, 이재원 잘 크자. 김범석 살 빼고. 그거면 된다.

취향과 평가는 다르지. 잘 만들고 좋은 작품이지만 취향에 따라 싫어할 수 있고, 졸작에 괴상해도 취향에 맞을 수 있다. 이건 취향입니다, 라고 할 거면 정확하게, 이건 취향인데 나는 이런 게 좋아, 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걸작이야 어쩌고 마구 분석하고 평가한 후에 그걸 시비거는 이들에게 ‘취향’인데 어쩌라고 투덜대면 곤란하다. 문제는, 취향을 평가와 객관적 판단으로 스스로 착각하는 것.(물론 예술 영역은 객관 자체가 모호하지만.) 내가 좋아하면 이건 걸작이어야 하고, 싫어하면 졸작이어야 한다. 이런 태도가 요즘은 여기저기,

하야시 마리코의 <8050> <불쾌한 과실>의 하야시 마리코는 여성의 욕망과 이기심 등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작가로 유명한데, 사회적으로 무거운 작품도 잘 쓴다. <8050>은 히키코모리가 시간이 흘러 부모가 80대가 되어도, 여전히 부모의 연금만으로 살아가는 일본 세태를 그린다. 부모가 히키코모리 자식과 함께 죽거나, 부모의 죽음을 숨기고 연금을 계속 받는 등의 사건들도 자주 일어난다. 직접적으로 8050을 그리지는 않고, 이지메를 당해 7년간 히키코모리가 된 아들과 함께 소송을 통해 한걸음 나아가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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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온 파이어> 넷플 A.J. 퀸넬의 <크리시> 원작의 넷플 시리즈. 토니 스코트 연출, 덴젤 워싱턴 주연의 <맨 온 파이어>는 04년작. 토니 스코트는 최애 감독의 하나이고, 젠젤 워싱턴은 좋아하는 남배우 중 탑인 것 같고. 그러니 <맨 온 파이어>를 안 좋아할 수가 없는데, 특히 '원맨 아미' 장르를 좋아해서 더욱. 토니 스코트는 덴젤과 <크림슨 타이드>, <데쟈뷰>, <펠햄 123>, <언스토퍼블>을 함께 했고, <크림슨 타이드>와 <언스토퍼블>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고, 스릴 넘치는 걸작. <맨 온 파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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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이창동 감독의 '오락영화의 극점'이란 말에 99.98% 동의. 최고 아니고 극점, 극한, 극단. 극의는 아니고. 아주 조잡하고 말도 안되지만 화끈하고 멋진 예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물을 한국 버전으로 본 느낌. 조인성을 비롯한 배우들 좋고, 추격씬은 끝내준다. 괴물 나오기 전까지의 추격은 좀 길었고, 등장 이후 황정민 쫓겨다니는 장면은 몇번이나 즐겁게 볼 수 있다. 숲속 추격 시퀀스는 반복이 많고. 차를 쫓아가는 추격은 넌센스이지만 볼만한다. 정호연은 멋지더만. 나홍진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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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닐(1947-26) RIP. 샘 닐의 첫 기억은 호주 영화 <죽음의 항해>. 단 세 명의 배우로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어마어마해 필립 노이스 감독과 샘 닐, 니콜 키드먼 모두 할리우드 진출. 샘 닐은 81년 <오멘 3>와 <포제션> 등에 출연했지만 고만고만했다. <포제션>은 이자벨 아자니가 워낙 대단한 존재감을 보였으니…. 이후 샘 닐은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 등 블록버스터에도 자주 출연했다. 하지만 샘 닐의 진가는 역시 ‘호러‘다. <매드니스>와 <이벤트 호라이즌>에서 샘 닐이 보여주는 캐릭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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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 송도국제도서관에서 ‘범죄영화가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 강연. 근처면 오세요. 공간이 커서 자리는 충분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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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서의 마지막 일은 <정형미인>(75) ‘그로테스크 호러의 풍경’ 토크. 유지인 배우는 오지 못해서, 혼자 이야기한다. 우메즈 카즈오 원작이고, 유지인이 연기하는 고양이 요괴가 나온다. 일본풍 설정에 근대와 전근대가 기이하게 뒤얽힌 풍경이 나름 흥미로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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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작가는, 내가 아는 이들 중에서 말 많기로는 탑5에 들어간다. 만나면 어찌나 많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지 늘 감탄한다. 역시 걸작 드라마를 쓴 작가다운 재담이다. <당신은 더 잘 쓰게 된다>를 읽으면서, 바로 앞에서 듣는 기분이었다. 생생하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재밌는 예시를 들면서 로그라인, 주제, 하이 콘셉트를 말하는데, 그냥 이론이 아니라 경험담이다. 공식이 아니라 레시피다. 기본을 익히고 응용해서 새로운 맛을 낼 수 있는 레시피. 게다가 이기원 작가는 공대 출신답게 분류와 조직화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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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대학 때 매일같이 어울려다니던 친구들 중에 하나는 절교, 하나는 고만고만, 하나는 멀어지고, 선후배는 가끔 소식 닿으면 보고. 요즘 친한 이들은 대체로 20년이 안 된 사이다. 와중에 자주 보던 이들도 누구는 멀어지고, 소원해지고, 때로 혀를 차기도 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 않다. 다 시절의 인연이다. 마음을 주어도 이익만 따지면 결국 멀어지고, 아무리 오가며 보기만 해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손을 잡는다. 그게 인연이지.

<지구를 지켜라>(2003) 오늘 GV는 젋은 관객이 가득했다. 23년이 지나도 새롭고, 가슴 졸이고, 슬픈 여운이 가득한 영화. 내 기준,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데뷔작. 장준환 감독의 신작을 언제나 기다리는데, 더 빨리, 많이 만들어주기를. 근데 포스터를 다시 보니,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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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가는 길. 이번 부천 일정은 2/3가 지났고, 오늘 <지구를 지켜라> GV하고, 내일 <정형미인> 토크 하면 끝. 그러면 여유가 나고, 앞으로도 계속 여유로운 날들을 가야지. 일단 바람.

<이치 더 킬러> 4K 리마스터판 보고, 미이케 다카시 감독 마스터클래스 진행. 날것의 에너지라면 거의 독보적인 미이케의 90, 00년대 영화들. <후도>, <오디션>, 흑사회 3부작, DOA 3부작 등 스크린으로 다시 보면 정말 감흥이 새로울 듯. <이치 더 킬러>를 보면서, 이건 그 시대니까 가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지금 가능한 영화를 만들어야지. 규칙과 한계를 뛰어넘는, 도발적인 무엇. 아마 98년부터 3번 넘게 인터뷰했던 미이케 감독은 다소 늙었지만,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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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식탁> 보고, 이수연 감독 GV 진행하러 부천행. 집을 나서니 억수같이 비가 내린다. <4인용 식탁>에서도 비가 내렸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파트 창밖으로 투신하는 여인의 눈은 기억이 난다. 오늘 같은 날 보기에는 좋은 영화,였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흥행에 실패하면서 후속작이 많지 않았지만, 20여년이 넘어 다시 볼 수 있으니 그래도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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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마감 원고가 5개. 내일부터 일주일은 부천에서 마스터클래스, 관객과의 대화 등등 거의 매일 하고. 이런저런 게 겹치다보니, 간만에 일 때문에 정신이 없다. 물 흐르듯, 바람 가듯 떠도는 게 맞기는 한데, 잡다한 일들을 마구 처리하다 보니 소설 써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하여튼 가자. 가야지 뭐를 하지.

서천 판교마을 극장에서, 이장호 감독 특별전 행사. 이장호의 <바보선언>은 내 영화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한 모멘트였고, 여러모로 걸작.

<디스클로저 데이> 스필버그 최애영화는 단연 <미지와의 조우> 다음으로 <죠스><레이더스>, <듀얼>, <우주전쟁>의 전반 1시간 등등. 그러니 <디스클로저 데이>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극장으로 갔다. 아주 재미있었다. 다만 아무 정보가 없었기에, 나는 '디스클로저'란 단어에 끌려 외계인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데이'가 제일 중요한 영화였다. (예고편의 크롭 서클 장면이 너무 좋았는데, 그것뿐이라니.....) <디스클로저 데이>는 정부가 은폐한 외계인 관련 기밀을 폭로하려는 모험을 그린 '음모론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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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척 하는 이들이 잠실 극우를 감싸돌며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한다. 잠실 극우들이 그래도 순수하게 시작했다며 참정권 침해는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라는데, 사전투표가 선거 관련 공무원을 비롯해 당일 투표가 불가능한 사람들의 참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다. 넘겨짚자면, 극우는 부정선거 떠들고, 합리적 보수인 척하는 이들은 부정의 빌미가 된다며 사전투표 폐지로 입을 맞춘 듯. 문제가 있으면 이유를 찾아서 바꾸고 보완해야지 존재를 없애버린다는 건, 무조건 체벌 금지, 해경 해체, 선관위 해체처럼 멍청한 짓이다.

어쨌거나 논란인 <참교육>을 보기 전에, <원더 풀스>를 끝냈다. 나름 귀여운, 서민 슈퍼히어로물. 박은빈이, 억척 할머니에게 크고 심장병으로 시한부라서 좌충우돌한 탓에 ‘개차반’이라 불리지만 속마음이 따뜻한 은채니. 친구 로빈, 동네 주민 경훈과 함께 실험약물에 노출되어 초능력자가 된다. 과거에 초능력자 만드는 실험이 있었고, 실험은 실패했으나 살아난 아이들과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십수년 후 돌아와 실험을 재현. 여기저기 본 설정들이 많고, 능력 설정이 좀 부실하긴 한데, 초능력 소재의 서민 소동극 정도로 보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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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애호가로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썰은 지구평평설, 달착륙 불가론 등인데 부정선거도 그런 급에 속한다. 너무나 부실한 증거에 허약한 논리인데, 그래도 그들은 믿는다. 정보조작의 기본은 무수한 가짜 사이에 진짜를 조금 심어두는 것. 소소한 진짜 때문에 믿어버리는 것. 그리고 회의론자와 영원히 싸운다. 그걸 퍼트린 누군가의 의도대로. 음모론 맹신자는 똑똑하고 프라이드 강한 이들 중에도 꽤 많은데, 자신이 어리석은 ‘팩트’에 속았다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도 크다. 겸손한 인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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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내와 트레킹 모임을 가서, 홍천 공작산의 수타사에 들렀다.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산책길도 계곡 옆으로 아름답게 뻗어 걷기 좋았다. 또 들리고 싶은 곳. 수타사에 들어가는데, 여느 절과 달랐다. 보통 천왕문을 지나 누각의 아래로 진입하면 대웅전이 눈앞에 딱 펼쳐지는 구도. 수타사는 봉황문을 둘어서면 누각 흥회루가 있는데, 옆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당에 들어서면 대적광전과 원통보전 등이 4면을 둘러싼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신라 때 시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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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은 이미 결론을 내놓고 현상을 취사선택하여 증거로 삼기 때문에 논리 내적으로 무너뜨리기가 힘들다. 게다가 결론과 증거의 층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음모론에 대한 반박은 증거적 차원의 반박을 하더라도 결론적 차원은 데미지를 받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반박 또한 음모론의 증거로 흡수되어 결론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