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okim김레노

@reno0228.bsky.social

Korean. Furry/Kemono hobby artist. Working as a webtoon PD now. concept account : @lanthekirin.fursuiter.kr

퇴사한지 어느덧 한달 반. 일단 피부가 좋아졌으며, 술을 마시는 빈도가 일주일에 한번 이하로 줄었다. 뭐지 역시 만병의 근원은 회사였단말인가?

잠시 대전에 내려왔습니다! 서울에서의 직장과 삶을 정리하고, 다른 직군에서 일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짐을 보냈어요. 숙소가 정리될 때까지 잠시 본가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금일 부로, 남았던 연차 소진이 끝났습니다. 12일 이후 평일만 카운트해도 8일이군요. 정말로 일 그만둡니다! 또 새로운 일을 하게 되겠죠. 일을 그만둔다고 쉬는건 아니더라고요...

금요일에 회식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퇴사한 사람을 불러다가, 나가면 고생이다, 다시 생각해봐라 같은 얘길 하더군요. 아니 돈 달라고요...;;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언어는 생명과 같아서 영원히 그 뜻에 머물지 않는다고." 동의해. 동의 하는데, 적어도 그 언어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있는 당사자가 두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그런 말을 하면 되겠어? 혐오의 발언, 약자 조롱의 밈이 다른 의미로 희화화 될 수 있는건, 그 발언과 밈의 피해자들이 웃으면서 "그때는 그랬짘ㅋㅋㅋㅋ" 할 수 있어야 함. 그리고 그건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음.

아무튼 6월 중순까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남은 연차를 소진해 월말에 퇴사할 생각이다. 7월부터는 잠깐 쉬고, 8~9월 사이에 새 회사를 찾아갈까 한다. 아마 그림이 아니라... 정말 다른 일을 하게 될 거고. 역시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남겨둘 때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았음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말로 재능충인 것이겠지 아무래도.

비슷한 사유로 못 하겠다고 전했지만, 대표는 힘들면 한달정도 재택근무라도 하고 오는 것이 어떻냐는 의견을 줬다. 아니, 내가 일이 힘들어서 > 건강이 별로가 된 건데 재택근무를 하면 업무량이 줄어들기라도 한단 말인가? 이외에도 나를 붙잡기 위해 여러 의견을 주었지만 정말정말 놀랍게도, 내게 돈을 더 주겠다라던가같은 가장 원론적인 문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돈은 덜 주고 싶지만, 회사에 익숙해져서 히트작 뽑아내는 피디는 쓰고 싶으셨나보다. 어림도 없지.

팀장의 반응은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가 왜? 였다. 정말 의외의 인물이 나간다 생각했는지, 정말 놀란 표정을 본 것 같다. 잘 하는 건 알았나보지. 이게 단순히 립서비스던 진짜였던... 아무튼 나는 좀 그럴싸한 변명으로 건강 문제라고 둘러댔고, 별 수 없이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다. 이틀 후 금요일 아침. 대표가 나를 불렀다. 연봉협상때도 얼굴 한번 안 보던 사람이 나간다니까 부른다는 건 좀 우스웠지만, 침착한 척 앉아 '우리 좋았잖아'를 길고 장황히 부르는 대표를 보자니 웃기기도 했다.

5월 13일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표면상의 문제는 건강이었지만, 여러 문제가 겹쳤었다. 첫째로는 회사 내부의 복지제도(ㅋㅋ)가 개편됐는데 당장 받을 수 있는 게 없는데다 장기근속자에게나 먹힐 쪽이었다. 웹툰 업계에서 한 회사에 5년 이상 있단 건 팀장급으로 능력이 좋거나 혹은... 전혀 반대거나를 의미한다. 둘째로는 급여 인상률이 너무 적었다. 동결 아닌게 어디냐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겨웠다. 난 3년 내내 동결이었으니까. 그만큼 열심히 했고 나름 성과도 냈다. 이번에 런칭한 작품은 픽코마 기준 요일웹툰 상위권에 안착했는데도.